충청도로 몰리는 서울 쓰레기.. "우리가 수도권 식민지인가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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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부터 수도권에서는 생활폐기물 직매립(선별·소각 등 전처리 없이 그대로 땅에 묻는 것)이 금지됐죠. 몇 년 전부터 예고된 일이었습니다. 정부와 수도권 지방자치단체들은 소각시설 등을 늘릴 충분한 시간이 있었고요. 하지만 수도권은 그러는 대신 비수도권으로 쓰레기를 내려보내기 시작했습니다. 사람과 돈은 서울로, 쓰레기는 비수도권으로 가는 사실상의 ‘쓰레기 식민지’ 구조가 생긴 겁니다. 어쩌다 이렇게 된 걸까요? 문제를 해결하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요?
점(사실들): 충청도로, 강원도로
수도권 지자체들이 올해부터 직매립이 금지된 생활폐기물을 소각하기 위해 충청권 등 비수도권 민간 소각장과 위탁 계약을 맺고 있습니다. 오늘(7일) 나온 경향신문 단독 보도를 보면, 서울 강동구는 올해부터 세종특별자치시와 충남 천안시 소재 민간 소각장 두 곳에 쓰레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서울 강남구는 충북 청주시, 금천구는 충남 공주·서산시 등의 민간 업체에 쓰레기를 보내기 시작했습니다. 서울 마포구는 연 40일 정도인 공공 소각장 정비 기간에 나오는 쓰레기를 강원 원주시 민간 소각장에 보내기로 했고요. 경기 고양시는 올해부터 충북 음성군 민간 소각장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선(맥락들): 5년 시간 있었지만 ‘한 게 없다’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이 금지된 이유는 ‘더 묻을 곳이 없어서’입니다. 1978년 만들어진 서울 마포구 난지도 대규모 매립지는 1992년 포화 상태가 됐습니다. 정부는 이후 인천 서구 일대에 난지도 매립지 면적의 8~9배에 달하는 대규모 매립지를 만들었지만, 이마저도 최근 한계에 달했어요.
이에 정부는 2021년 ‘폐기물관리법 시행규칙’을 개정했습니다. 2026년부터는 수도권에서, 2030년부터는 나머지 전 지역에서 생활폐기물 직매립을 금지하는 내용입니다. 수도권에는 소각장 등 대체 시설을 마련할 5년이라는 시간이 주어진 것이죠. 특히 중요한 건 이미 빠듯하게 돌아가고 있는 수도권 공공소각장(현재 32곳)을 늘리는 일이었습니다. 민간 소각장은 공공 소각장보다 비용이 많이 들고 관리·감독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정부와 지자체는 미션에 실패했습니다. 주민 반대가 심한 쓰레기 처리시설은 원래 만들기 어려운 시설이지만, 꼭 필요한 시설이라면 반대하는 주민을 설득하고 공정한 절차를 거쳐 세우는 게 정치의 역할이죠. 한 마디로, 정치는 책임을 다하지 못했습니다. 준비 없이 2026년을 맞은 수도권 지자체들은 급히 민간 소각장이 많은 충청권 등 비수도권으로 쓰레기를 보내기 시작했습니다. 이미 수도권 산업폐기물 등을 떠안아 처리해오던 비수도권은 이제 어마어마한 생활폐기물까지 감당하게 됐습니다.
몰려드는 쓰레기는 지역 주민들의 건강에도 악영향을 끼칩니다. 하루 353t을 소각하는 소각장이 위치한 충북 청주시 북이면에서는 2001부터 2016년까지 인구 6000여명 가운데 105명이 폐암에 걸렸습니다. 전국 평균보다 35% 높은 폐암 발병률입니다. 주민 이봉희씨는 주간경향 인터뷰에서 “한창 소각장 증설할 무렵엔 농작물 위, 널어놓은 수건 위로도 까맣게 분진이 내려앉았다”며 “3주 넘게 심하게 기침을 해서 병원에 가봐도 이유를 알 수 없었다”고 했어요.
면(관점들): 비수도권은 식민지가 아니다
수도권의 비수도권 식민지화, 쓰레기만 그런 게 아닙니다. 원자력발전소도 모두 비수도권에 있죠. 원전 인근 주민들은 원전의 위험성을 감수하면서 수도권에 보낼 전기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반기웅 경향신문 기자는 칼럼에서 “전기와 쓰레기는 오가는 방향만 다를 뿐 구조는 같다. 수도권의 필요는 지역에서 가져오고, 부담은 지역으로 내려보낸다”며 “더럽고, 불편하고, 위험한 시설을 지역으로 밀어내는 구조를 방치한다면 지역 간 불화는 정부에 대한 불신으로 번질 수밖에 없다”고 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환경 불평등을 바로잡고 ‘환경 정의’의 관점에서 정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합니다. 고정근 공익연구소 블루닷 대표는 “일부의 희생을 강요하는 방식의 대책이 궁극적인 해결이 될 수는 없다”며 “모든 도시가 쓰레기를 동일하게 부담하기 어렵다면 적어도 어떤 도시의 생활폐기물이 어디로 흘러가는지, 어떤 도시가 과도하게 많은 쓰레기를 처분하고 있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했습니다. 쓰레기를 발생지에서 처리하는 ‘발생지 처리 원칙’을 지킬 수 있도록 공공 소각장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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