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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진 뒤까지 '압류' 통보.. 장례식장엔 영정도 유족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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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생활고와 병마에 시달렸지만 아무런 복지 혜택을 받지 못하고 숨진 채 발견된 수원 세 모녀.

빈소에는 하루종일 시민들의 조문이 이어졌는데요.

이들의 주소지로 뒤늦게 날아온 체납 고지서가 비통함을 더했습니다.

김정우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일신 봉축하옵고‥"

방명록에 한 자 한 자 써내려가는 이름.

하지만 장례식장엔 떠나간 이들의 영정도, 추모객을 맞이하는 유족도 없습니다.

상주 이름이 있어야 할 자리엔 '공영 장례', 네 글자만 적혀 있습니다.

내일 발인을 앞두고 추모식이 엄수된 가운데, 빈소에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습니다.


[이영기/경기도 수원시]

"가슴이 아파서, 자전거 타고 왔습니다. 말을 못하겠어요. 좋은 데 가셔서 평안하게, 다음 생에 태어나신다면 부잣집에서 태어났으면‥"


이제서야 받는 관심을 세 모녀가 생전에 받았다면 이런 비극은 없지 않았을까, 모두의 안타까움이었습니다.


[이미연/사회복지사]

"너무 속상하고 너무 가슴 아파서 이렇게 빈소에 방문을 하게 되었고요. 많이 부족했구나, 그런 부분들을 많이 느끼면서‥"


위패 옆에 윤석열 대통령의 조화가 놓인 가운데 부인 김건희 여사도 사전 예고 없이 빈소를 찾아와 추모했습니다.

다시 세 모녀가 살던 집을 찾아가봤습니다.

현관문 앞 경찰 통제선도, '연락을 바란다'던 도시가스 검침원의 메모도 모두 치워졌습니다.

이제 이들이 이곳에 살았다는 흔적은 전기료 체납 고지서뿐입니다.


[이웃 주민]

"좌우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지만, 뉴스로 해서 지금 알고 있잖아요. 슬퍼요. (아는 사이였다면?) 동사무소 이런 데다가라도 얘기하지 않았을까요."


빚 독촉을 피해 이곳저곳을 전전한 세 모녀.

사회복지 체계는 끝내 이들을 찾아내지 못했지만, 건강보험료가 밀렸다는 '압류' 예고 통보는 이들이 숨진 뒤에도 발송될 만큼 치밀했습니다.


['세 모녀' 지인]

"8월 23일, 그저께 보낸 거야. 21일날 (시신이) 발견돼서 얘기가 나온 건데 23일 이거를 발송한다는 게, 돌아가신 것도 모르고 이게 말이 되냐고 관공서에서‥"


먼 친척이 있지만 시신 인수를 포기하면서 무연고 장례를 치르게 된 세 모녀.

세 모녀와 알고 지냈던 지인들은 먼저 세상을 떠난 큰아들의 곁에 이들의 유골을 묻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세 모녀' 지인]

"아들 옆에 모시는 게 좀 낫지 않냐 그렇게 해서 건의를 했죠."


수원시는 세 모녀의 주민등록지인 화성시와 논의해 매장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김정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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