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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지고 불타고 죽고.. "이런 가뭄은 처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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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나흘째 계속됐던 경남 밀양의 산불은 다행히 오늘 큰 불길이 잡혔습니다.

이번 산불은 이례적으로 숲이 우거지는 6월까지 대형산불로 이어졌는데요.

반년 가까이 계속되고 있는 가뭄이 이번 산불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극심한 가뭄에 기우제까지 지내는 마을도 있다고 하는데요.

도대체 얼마나 메말랐는지 그리고 원인은 무엇인지, 기후환경팀 김민욱·현인아 두 기자가 이어서 보도합니다.


리포트

유례없는 6월 대형산불이 발생한 경남 밀양에서 한 시간가량 떨어진 운문호.

거북이 등처럼 갈라진 호수 바닥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대구 시민의 식수원인 이 호수의 저수율은 지난해의 절반을 조금 넘는 25.9%에 불과합니다.

이 일대의 강우량은 예년의 3분의 1 수준입니다.

반년 넘게 비다운 비가 오지 않으면서 수몰된 마을의 나무가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김상열/경북 청도]

"(수몰 마을에) 감나무가 있었는데 그 나무가 지금까지 30년 썩지 않고 있었는데 지금 바닥이 보인다 이 말입니다."


뒷산 곳곳이 시커멓게 탄 경남 밀양의 무연마을.


거센 불길은 사흘 동안 마을을 위협했습니다.


[김인선/경남 밀양]

"바람이 엄청 불었거든 그날. 바람에 날아가서 불똥이 날아가서 막 타고 또 날아가서 타고 이 동네 저 동네 막 번갯불 같았어요."


주민들은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심각한 가뭄을 산불의 원인으로 지목했습니다.


[박봉수/경남 밀양]

"약 반년 넘게 (비가) 안 왔고. 일절 눈도 안 왔어요. 내가 87살까지 살면서 이렇게 가문 건 처음 봤어요."


마을의 논과 밭에 물을 공급하던 작은 저수지입니다.

그런데 오랫동안 비가 오지 않으면서 저수지 바닥이 절반 넘게 훤히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모습이 드러난 저수지 바닥에서는 죽은 물고기들이 여기저기서 발견됐습니다.

그나마 살아있는 물고기들도 작은 웅덩이에서 가쁜 숨을 내쉽니다.

농작물 피해도 심각합니다.

정성껏 심은 작물은 싹도 틔우지 못했고, 그나마 싹을 틔운 작물들도 생기를 잃었습니다.


[김옥용/경남 밀양]

"콩하고 가을 감자 씨하고 그런 거 심은 거 (싹이) 한 개도 안 올라와요. <콩하고 감자를 심었는데 아무것도 싹이 안 올라온 거에요?> 네. <비가 안 와서요?> 네. 있는 것도 다 죽는데 이제 심으면 그게 되나요?"


마을 뒷산은 전체가 말 그대로 불쏘시개입니다.

바짝 마른 낙엽과 나뭇가지가 한 뼘가량 쌓여 있고 흙도 수분이라곤 하나 없이 메말라 있습니다.

5월이 지나면서 잎이 우거진 숲도 바닥의 거센 불길을 견디지 못해 불에 탔습니다.

이렇게 이상기후가 계속된다면 대형산불은 이제 봄철뿐 아니라 1년 내내 우리를 위협할 수 있습니다.


[서재철/녹색연합 전문위원]

"영상 30도라는 한여름까지 건조가 이어지면서 (산불이) 대형화되는 양상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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