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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와주세요, 제발" 목 터져라 외치고도.. "못 구해 죄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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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렇게 현장 인력이 턱없이 부족했던 상황에서 그나마 피해를 줄이려고 발버둥쳤던 경찰관과 구급대원들도 있었습니다.

목이 터져라 현장을 정리하던 한 경찰관의 모습이 공개가 되면서 '고맙다'는 댓글이 이어졌는데요.

당사자인 이 경찰관은 오히려 "자신이 너무 부족했다면서 유가족 분들께 정말 죄송하다"고 말했습니다.

조재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그날 밤, 이태원 골목길 인파 한가운데 한 경찰관이 소리를 칩니다.

"다 이동하세요! 다 이동하세요! 멀뚱멀뚱 보고 있지 말고, 그만!"

인파가 몰린 골목으로 향하는 사람을 가로막습니다.

"다 빠지세요, 얼른… 다 빠지세요! 도와주세요, 제발!"

난간 위로 올라가 목이 쉬도록 계속 외칩니다.

"여러분, 사람이 죽고 있어요. 다 이쪽으로! 이쪽으로! 사람이 죽고 있어요!"

이미 낮 근무를 마친 뒤 야간근무에 다시 투입됐던 이태원파출소 김백겸 경사.

"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덤덤히 말했습니다.


[김백겸/이태원파출소 경사]

"일개 순찰 팀원으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정도의 규모의 사람들이 몰려왔었고…"


SNS에선 '고맙다'는 댓글이 이어졌지만, 김 경사는 '죄송하다'는 말을 반복했습니다.


[김백겸/이태원파출소 경사]

"유족 한 분 한 분께 찾아봬서 '정말 죄송하다, 제가 너무 부족했다'라는 말씀을 드리고 용서를 구하고 싶었는데 방법이 떠오르지가 않더라고요. 주변 시민분들께서 정말 최선을 다해 주셨다는 걸 다들 아셨으면…"


SNS에선 '영웅'이었던 이웃들 얘기가 전해지고 있습니다.

참사 2시간 전, 한 여성이 골목길에서 큰 소리로 통행 방향을 알려 사고를 피했다는 경험담.

구급차가 차량들에 막히자 앞장서 길을 뚫어준 배달 오토바이를 봤다는 목격담도 있었습니다.

가게 문을 열어 사람들을 대피시켰던 한 상인, 길바닥에 밥상을 차려놓고 절을 올립니다.

경찰관이 통제선 안으로 들어가면 안 된다고 막아 세웁니다.


[이태원 상인]

"이러시면 안 돼요, 이거는 봐줘야 돼. 여기는 현장이야, 현장… 현장이니까 애들한테 밥이라도 먹여야 될 거 아니에요!"


상인은 끝내 주저앉아 울음을 터뜨렸고, 경찰관은 말없이 상인의 등을 쓸어내렸습니다.


MBC뉴스 조재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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