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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촬영하고 속옷 뒤지고.. 스토킹범 된 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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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다니던 병원의 여성 물리치료사를 따라다니며 스토킹하고, 주인 없는 집안에 수차례 몰래 침입까지 한 30대 남성이 붙잡혀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수사를 통해 이 남성의 섬뜩한 스토킹 내용이 드러났는데요, 먼저 김민형 기자의 단독 보도 보시겠습니다.


리포트

검은 모자를 눌러쓴 한 남성.

지난 8월 6일 낮, 30대 남성 박모 씨가 자신이 다니던 병원의 여성 물리치료사 집에 침입했다 들키자 달아나는 모습입니다.

주인도 없는 집에 들어와 있던 박 씨가 마침 피해자를 찾아온 가족들과 마주쳤던 겁니다.


[피해자 오빠]

"열쇠로 여는데 문이 안 열리는 거예요. (창문으로) 봤는데 현관문 쪽에 낯선 사람이 있더라고요. 문고리를 잡고 있었어요."


달아났던 박 씨는 열흘 뒤 체포됐습니다.

박 씨는 작년 9월부터 서울 강남의 한 병원에 다니면서 피해자로부터 물리치료를 받았습니다.

유독 피해자만 지정해 치료를 받던 박 씨는 점점 환자로서의 선을 넘기 시작했습니다.


[피해자]

"'어디 가고 싶으면 나를 불러라, 집에 조명 같은 거 꺼지면 자기 불러라'‥ 아니 됐다고, 무슨 소리 하시냐고‥ 남자 선생님한테 치료를 받으셔도 된다고 항상 말씀드렸는데도 안 하시고 저한테만 하시고‥"


부담을 느낀 피해자가 예약 요청을 피하자 박 씨의 노골적인 스토킹이 시작됐습니다.

지난 7월 말, 주소를 알려준 적도 없는데 집 근처로 찾아왔습니다.

밤 10시가 넘었는데도 "억지좀 부리겠다", "기다리겠다"면서, 피해자의 거절에도 1시간 가까이 만남을 압박했습니다.

이때만 해도 피해자가 몰랐던 건 박 씨가 이미 자신의 집을 몰래 드나들고 있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수사기관이 밝혀낸 박 씨의 주거 침입만 6월부터 8월까지 13차례.

집에 들어온 박 씨는 창문에 휴대전화를 갖다대 집안을 찍고, 천장 쪽 배관에 휴대전화를 올려 촬영을 시도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피해자의 속옷을 뒤지기까지 했습니다.


[피해자]

"저희 집 전신 거울에 제 XX를 입고, 제 속옷을 들고 셀카 전신 샷을 찍은 게 나왔더라고요."


최소 20차례의 스토킹도 확인됐습니다.

피해자가 일하는 병원은 물론, 집 앞 골목에서 기다렸다 몰래 촬영하거나 피해자가 다니는 학원 등을 집요하게 따라다닌 정황이 드러난 겁니다.

박 씨의 휴대전화에는 피해자가 씻는 시간, 휴대전화 잠금 패턴 뿐만 아니라 민감한 신체 정보까지 수두룩히 적혀 있었습니다.


[피해자]

"'몇 월 며칠 몇 시에 출근 몇 시에 퇴근 20분 만에 나옴 키키키' 이런 것까지 있고‥ 그래서 제가 너무 두렵고 그렇거든요."


구속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박 씨에 대해 검찰은 징역 4년을 구형한 상태입니다.


MBC뉴스 김민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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