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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빼로데이에는 삐삐머리'.. 용역업체 콜센터 황당 갑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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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 이후 비대면이 일상이 되면서 콜센터 직원들의 노동강도가 세졌다고 하죠.

그런데 이런 와중에, 회사가 지시하는 대로 특이한 머리 모양을 해야 하고, 업무와 상관없는 유별난 이벤트까지 참여해야 하는 콜센터 직원들이 있다고 합니다.

국민은행 콜센터에서 벌어진 일인데요.

지윤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 상암동에 있는 국민은행의 한 콜센터.

이곳에서 상담사로 일하는 49살 김민영 씨는 지난해 11월 11일, 출근하자마자 머리를 양 갈래로 묶었습니다.

이른바 '빼빼로데이'였던 그날.

사측에서 '삐삐머리' 차림의 사진을 더 많이 공유하는 직원들에게 간식을 준다는 이벤트를 진행했기 때문입니다.


[김민영/국민은행 콜센터 상담원]

"팀 분위기상 안 할 수가 없는 분위기라 할 수밖에 없었고, 수치감이 많이 들었고요. 겉으론 웃고 있었지만 속으론 자괴감이 많이 들었어요."


간식은 팀별로 지급됐기 때문에 이벤트에 불응하면 동료들에게 불이익이 갈까봐 직원 80여 명이 머리를 묶거나 땋았습니다.

해가 바뀌면 마스크에 '새해복' 글자가 적힌 스티커를 붙인 채 일해야 했습니다.

하루 종일 마스크를 쓰고 말하는 일인데, 스티커까지 붙여 숨쉬기가 더 답답해졌습니다.

어버이날엔 팀 행사라며, 부모도 없는 직장에서 '인간 화환'이 돼야 했습니다.

고객 상담은 비대면으로 진행되는 만큼 업무 관련성이 전혀 없는 이벤트들이었습니다.


[김현주/국민은행 콜센터 전직 상담원]

"<고객들이 보는 것도 아니잖아요.> 그러니까 저희도 더 납득이 되지 않는 거죠. 왜 이렇게 하는지‥"


'갑질 이벤트' 논란이 일자 해당 콜센터 용역업체는 "직원들이 즐겁자고 한 일"이라며 "원하는 사람만 하도록 했다"고 해명했습니다.


[콜센터 용역업체 관계자]

"회사가 너무 강압적으로 했다는 식만 아니면‥ 근로자들이 원하지 않는다면 좀 더 수렴해보고 좀 더 좋은 방법을 (찾아보겠습니다.)"


국민은행 측은 "용역업체에서 벌어진 일이라 내용을 알지 못한다"고 밝혔습니다.

용역업체 직원들은 또 지난 4월부터 상담 업무에 AI가 도입된 뒤 업무가 더 과중해졌다고 말했습니다.

콜센터 인력은 줄었는데, AI 상담이 불만스러운 고객들의 항의가 늘어났다는 겁니다.


[김모 씨/국민은행 콜센터 상담원]

"(고객들이) 거의 다 화를 내는 상황일 수밖에. 그걸 다 상담사들이 무방비로 당한다고..쌍욕은 말로 할 수도 없고."


여전히 제때 화장실을 이용할 수 없는 등 열악한 환경에 대한 콜센터 노동자들의 호소는 기관을 불문하고 계속되고 있습니다.


MBC뉴스 지윤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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