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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에서 쫓겨난 고려인 3세‥기구한 '강제 이주'

우크라에서 쫓겨난 고려인 3세‥기구한 '강제 이주'
입력 2022-03-28 20:15 | 수정 2022-03-28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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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중앙아시아에는 소련 시절 강제로 집단 이주를 당한 고려인 350만 명이 흩어져 살고 있습니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우크라이나에 정착해 살아왔는데요.

    이번 전쟁으로 또 한 번 살던 곳을 떠나 낯선 땅에서 살아야 하는 처지가 된 이들이 있습니다.

    폴란드 현지에서 조희원 기자가 만났습니다.

    ◀ 리포트 ▶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에 있는 한 식당.

    주방에서 우크라이나 고려인 3세 잔나 킴 씨가 설거지를 하며 생활비를 벌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살던 킴 씨는 이달 초 러시아군의 폭격을 뚫고 아이 둘과 함께 가까스로 피난을 왔습니다.

    [잔나 킴/고려인 3세]
    "폭탄 소리가 계속 들리고 가는 데 4일이 걸렸어요. 남편은 폴란드 국경까지 같이 가주고 집에 들어갔어요."

    일제강점기 당시 소련에서 살고 있던 킴 씨의 할아버지 할머니는 1937년, 스탈린 정권에 의해 우즈베키스탄으로 강제 이주를 당했습니다.

    킴 씨의 남편 역시 똑같은 아픔을 가진 우크라이나 고려인 3세.

    두 사람은 우크라이나에서 결혼해 딸과 아들 하나씩을 낳고 행복한 가정을 꾸렸지만, 러시아의 침공으로 또다시 삶의 터전을 떠나야 하는 처지가 됐습니다.

    두 아이를 데리고 연고도 없는 낯선 땅에서 살아가야 하는 킴 씨.

    하지만 폐허로 변해버린 전쟁터에 혼자 남은 남편을 생각하면 가슴이 더 미어집니다.

    [잔나 킴/고려인 3세]
    "이제 우리 도시도 무너진 건물이 많대요. (남편과) 연락이 안 될 때 너무 걱정돼요. 저희는 아파트에 살아요. 다른 (피난민) 3가구랑 같이 살아요."

    전쟁 속에서 희생돼야만 했던 고려인의 삶.

    킴 씨는 지금의 비극을 통해 고단했을 부모님과 조부모님의 삶을 더 이해하게 됐다고 말합니다.

    그가 바라는 건 하루빨리 평화가 찾아와 아이들에게는 더이상 이 비극이 반복되지 않게 되는 것입니다.

    [잔나 킴/고려인 3세]
    "매일매일 많은 사람이 죽고 있어요. 한국분들도 전쟁인 걸 파악하고 우리를 도와줬으면 좋겠어요."

    MBC뉴스 조희원입니다.

    영상취재: 현기택 허원철 / 영상편집: 권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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